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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맛/파.주.꽃

2020년 6월 = 코로나 집콕 3개월

나는 3명의 아들- 11살 파랑이, 주황이와 만6세 꽃돌이 엄마다.

랑이와 황이는 4살때, 꽃돌이는 6개월때 미국에 왔다.

아이들의 한국말과 글은 홈스쿨링으로 배웠고... 그래서...그래서... ㅠㅠ

 

1.

뜬금없이 황이,  "엄마, 학교 다닐 매스, 있었어?"
"당연하지! 한국에서 매쓰가 얼마나 중요한데!”

우리의 학창시절, 얼마나 수학의 커트라인에 쫄면서 살았던가?

나의 대답 한글자 한글자에 한이 서려있었다.

 

황이는 시크하게  "그게 뭔데?”

"몰라 기억 .”

너라면 기억할 있겠냐? 내가 수학시험을 얼마나 많이 봤는데.

그럼 매쓰컷 기억해?"

나의 반문에 아들은 그것도 모르냐는 듯이,
당연하지! 우리는 펭귄이잖아."

…...

매쓰,컷? 펭귄?

-,.-;;

그러니까 너의 질문은 (수학 커트라인 줄만 알았던 )매스.(math cut)은

수학이 아니라 마스코트(mascot) 였구나.

..

그것도 몰랐구나, .

 

2.
랑과 황은 점심식사 한국의 이디엄, 속담 공부를 한다.
오늘의 속담은,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이게 무슨 뜻일까?"

 

똘똘하게 생긴 랑이와 황이는 심각하게 고민하다, 서로 경쟁적으로 손을 든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가는 말, horse 생겨야지, 데리고 오는 말도 예쁘다는 ?”

...

외모지상주의 현세태를 반영한 풀이에, 설득당할 뻔했다.

 

 

3.
꽃돌이가 아침부터 황이 형처럼 베이글 먹고 싶댄다.

엄마, 황이 형아 매드하고 베이글 먹었어. 나도 그렇게 해줘.”
뭐했다고?
매드하고 베이글 먹었다고!! 나도 그렇게 해줘! 나도 매드할래!”

그게 뭔데?

알잖아~ 매드! 매드! 얼렁 매드해줘! 매드! 매드!"

정말 너가 날 매드하게 만드는 구나!


꽃돌이는 메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엄마 답답했는지, 이미 Mad 나를 데리고 부엌 구석으로 이끈다.

매드해달라고, 매드!"

꽃돌이가 가르킨 것은 에어프라이 토스트 채널, light-med-dark.

베이글을 중간으로 구워달라는 말!

.....

꽃돌아, 그건 미디엄이야..

암튼 엄마의 부족한 센스가 너를 mad하게 만들어 미안.

그런데 다음에는 매드가 아니라 미디엄! 미디엄! 미디엄 이라고!!

 

*mad: 미친, 정신 나간, 몹시 화가 때도


4.
오후의 마루의 정경.

도미노하는 랑이와 황이. 그들과 떨어져 아빠와 자전거 외출을 기다리는 꽃돌이.

위태롭지만 나름조용평화스런 오후. 커피나 일잔 할까?


꽃돌이가 기다리다 심심해서 요요 가지고 놀다, 타다탁! 쫘르륵!

잉? 뭐지? 

내가 커피 가져가기도 전에 30분간 했던 랑이의 도미노 1/2이  쓰러졌다.

헐..

열불내는 랑이에 덤덤하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꽃돌이는 시크하게 방에 뛰어간다.

이윽고 방에 혼자 꺼이꺼이 대성통곡하는 꽃돌이.

누가 들으면, 형아가 너꺼 도미노 쓰러뜨린 줄 알겠다.

 

울어 꽃돌아?” 형아가 때린 것도 아닌데?"
엄마 나가. 형아한테 미안해서 나가.엉엉.”
미안하다고 대성통곡하며, 자기 오후 즐거움을 자진납세 하는 꽃돌이.

미안해 아는 것도 사랑이지.

 

우는 소리가 귀찮아서 용서해주는 랑이. 

억지같지만 이것도 나름 사랑이지. 

 

작위적인 용서와 화해에도 뿌듯한 나는 고슴도치 엄마이지.

 

 

5.

꽃돌이가 애정하는 흥부게임기.
형아들이 가진 포켓몬 게임기를 갖고 싶은데 연령미달로 게임기 구입은 안 되어,

꽃돌이가 만든 수제 게임기이다.

 

형아들 포켓몬 게임기 모양을 종이로 출력해서, (3D프린터가 있는 지금 시대에!)

포켓몬 그림을 가위로 오려 붙여, (게임 캐릭터는 움직일 수 없다!)

손가락을 현란하게 움직이며, (눌러지는 버튼은 없지만!!)

입으로 배경음악 비트를 넣어 가며,

게임을 하는 꽃돌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너의 미소.

수제게임기 = 흥부게임기

, 애잔하다.

 

 

6.
꽃돌이가 헤드셋을 끼고 아이패드 피아노앱을 보며 피아노 연습을 한다.

꽃돌이는 자랑스럽게,
엄마 안들리죠? 이거 (헤드셋)때문에!”

형아들 온라인 수업하는데 피아노 소리 들리게 하려고

헤드셋 끼고 피아노 연습 한다며 뿌듯한 웃음 짓는 꽃돌이.

....
너나 들리지! 우린 다들려!

오늘도 꽃돌이 덕에 난 고구마 부자. 

답답하다.




7.

한국 짤방을 보고 있는데 주인공이 쌩큐 했다.
미국 사람들은 생큐라고 안하고 한국 사람들만 생큐하고 해.

가끔 황이의 영어 발음 지적에 쉽게 울컥한다

그럼,  미국 사람들은 뭐라고 하는데?”

쉬운 말도 못한다고 지적하는 같아 급발진한 나를 경계하며,

황이는 천천히 말해준다.

k.

k. k…k…생큐.

차이여?

……..미국인들은 자음을 확실하게 발음해준다고 배우긴 했는데,

들린다. ㅜ

나도 생큐와  생k유의 차이를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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