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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살이/미국 생활-문화-정보

미국에서 깨닫은 영유, 어학원, 영어교재 과대 광고

1.

큰 아이들이 한국에서 어린이 집을 다녔다. (만 5세까지)

당시 유행하는 노래 있는 영어책, 내셔널 지오***어린이용 리딩 시리즈 (이것 좀 인증됐으니까.)

CD 포함하여 거금을 두고 구입했다.

이건, 소비가 아니었다.

투자였지!

 

미국 올 때에 바리바리 싸왔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

미국에서 지낸 8년 동안, 

내가 산, 나름 검증되었다고 믿은, 그 책들은, 

(책 좋아하는) 큰 아이들 2명은 물론, 막내아들조차 읽지도 않았으며,

학교 도서관, 시립 도서관에서조차 읽는 아이 1명도 못 봤다. 

재미가 없다나?

내돈내산 쓰레기였네.

 

 

2.

미국에 사는 나는, 영어가 힘들다. 어렵다. 계속 공부한다. 아 슬프다. 

아이들 셋 모두, 헬로 & 땡큐만 알고 미국 공립학교에 들어갔다. 

공립학교에서 ESL을 통해 영어를 배웠고,

집에서 엄마와 빡센 한글 공부를 했다. 

 

한국의 보통 어머님들과 반대 경우이지만,

나 또한 2중 언어를 고민하고 있고

2중 언어 교육론, 방법론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자주 찾아본다. 

그리고 한국에 사는 조카들이 나처럼 고생하지 않기를 바래서, 

한국의 영어 교육에 또한 관심이 많다. 

 

3. 

그래서,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한 방법론이나 의견, 철학은 다르니까 말할 수 없으나,

최소한 영어 유치원, 어학원, 어학 출판사에서 약 파는 소리(?)에 대한 팁은 말할 수 있다.

 

약 파는 소리 1. 

 "이 책은 미국에서 교과서로 활용하는 교재예요."

 

이 말은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먼저, 교과서에 대한 이미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교과서하면 전국구로 쫘~악~ 깔리는, 

교학*, 동* 등 굵직한 출판사의 내용은 거기서 거기인 책을 떠오를 것이다.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제주도에서도 볼 수 있는. 

그런데,

미국에 전국구로 깔리는 특정 교과서는 없다.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고 해도 선생님이 활용하는 책이 다르고 가르치는 내용이 다르다. 

(큰 아이들이 쌍둥이인데 초등학교 내내 다른 반이었다.

담임 선생님의 재량에 따라 강조하는 과목, 사용하는 교재가 달라 얼마나 속터졌는지!)

 

물론 공통된 내용은 있겠으나, 전국구로 공통적으로 사용한 책이 있지 않다.

(미국을 한 나라로 보기보다 50개의 독립된 나라(states)로 이해하면 더 느낌이 올 것이다.)

 

 A란 책을 어떤 특정 학교에서, 어느 반 선생님이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일부 학교에서 어떤 선생님들이 활용하는 책"을

'미국에서 교과서로 활용한다.'

라는 이미지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아닐까?

 

 

약 파는 소리 2. 

"수학을 영어로 배우면, 미국 수학도 배우고 영어를 배울 수도 있어요."

 

특히 저학년 아이들에게 먹히는 문구로 알고 있다.

일타쌍피, 일거양득 이라며.

 

그 나이의 수학이라고 해봤자, 덧셈 뺼셈이니 뭐 어려울 것도 없겠고

기왕 배울 덧셈 뺄셈이면, 영어로 하는 게 낫지~ 

라는 의식의 흐름을 유도하는데, 

정확하게 낚이는 것이다. 

 

수학을 할 때 사용되는 두뇌 부분과, 영어를 입력할 때 사용하는 두뇌 부분이 같을까?

아이가 덧셈하는 것도 바쁜데, 영어로 입력해서 해야 하다니....

(외국어를 배우는 데 좀 즐겁게 배우면 안 될까? 길게 보고~)

 

그리고 여기서 저학년 때 가르치는 수학의 셈의 방법은 한국과 다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설명은 이 글을 참조하길. https://popcorn333.tistory.com/20)

 

분수의 경우도 그러한데, 

우리는 분모-> 분자를 읽는 반면, (아래서 위로 읽는데, )

미국에서는 분자-> 분모 순으로 읽는다. (위에서 아래로 읽는다.)

 

(이 때문에, 아들을 가르치다 목을 여러 번 잡았다. 

엄마: 넌, 왜 이해를 못 하니?

아들: 엄마가 자꾸 거꾸로 읽잖아요. 

엄마: 내가 언제?

아들: 학교에서는 이렇게 읽는데....)

 

더불어,

미국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인 친구가 말하길,

수를 나타내는 언어가 규칙성을 가진 나라 사람들이 숫자 센스가 좋다고 배웠단다. 

 

이를 테면, 한국어의 경우

일/이/삼/사/..../십

십일/십이/십삼..../이십

규칙성을 가지는 반면, 

 

영어는

원/투/쓰리/포/.... 텐

일레븐/트웰브/썰틴/...../투웨니

언어자체가 불규칙하다. 

 

그래서 한국 학생 (포함한 중국, 아시안 학생)들의 숫자의 센스가 더 좋다는 설명에, 

어깨가 으쓱. 

(뒷목 잡더라도 한국말로 가르쳐야겠군!!) 

 

수학의 기본, 수의 센스를 잘 탑재한 아이들 위해서라도

영어로 된 수학 교재는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약 파는 소리 3

"파닉스는 이제 다 되었으니, 챕터 북을 읽히셔야 합니다."

 

이것은 아이의 연령마다 다르지만

초1 이하면 약 파는 소리로 간주하는 게 좋다. 

 

미국의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인지상태 발달을 고려해서 

연령별로, 단어 사용 개수를 고려하여 챕터 북을 추천한다. 

 

첫 단계는, 책 한 장에 한 두 마디를 시작해서, 

한 문장, 두 문장 추가하며 읽기 단계를 높인다. 

(각 단계를 높일 때마다 알아야 할 기본 단어를 체크한다.)

 

굉장히 천천히, 더디다. 

파닉스도 한 번에 떼는 게 아니라 읽기 단계를 높이면서,

어려운 발음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발음을 다 뗐으니, 이제 챕터 북으로!! 준비, 시작! 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권장하는 챞터 북은 글밥이 가득. 

한 장에 열 문장 넘어가는 책을 

유치원, 초1되는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인지능력 발달, 고려한 거 맞나요?)

 

문장 수는 그렇다고 쳐도,

사용하는 단어가 인지발달에 맞는 단어일까?

아이들이 과연 재미있어할까?

(영어교육 1-2년 하고 관둘 거 아니지 않나요?)

 

 

미국에 있는 애들도 버거워할, 어려운 책을 들이대며,

'당신의 아이들이 못 읽으니, 학원에 더 다녀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약 파는 소리가 아닌지?

 

학원은 내 아이의 실력 부족 탓하는 게

제일 편하고 빠른, 다음 달 등록 유발 요인인 것 같은데,

 

이 모든 것은 학부모로서, 면밀히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한다.